SMR(소형 모듈 원전)은 공장 모듈 제작으로 초기 투자 리스크를 줄이고 건설 기간을 단축하는 원자력발전소 건설의 혁신적인 대안적 기술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는 기술적 비전으로서는 매력적입니다. 그러나 SMR이 전력 생산 단가 측면에서 대형 원전보다 비효율적일 수밖에 없는 '규모의 경제상 한계'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극복해야만 한다는 점을 살펴보겠습니다.

해결해야할 구조적 결함과 과제들
원자력 발전소는 용량과 관계없이 높은 고정 비용이 발생하며, 이는 SMR의 경제성을 구조적으로 약화시킵니다.
1) 고정 비용 분산 불가:
원전은 보안, 유지보수, 인허가 및 운영 등에 일정 수준 이상의 고정 비용이 필수적으로 발생합니다. SMR은 작은 발전 용량(300MW 이하)으로 이 고정 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비효율적인 구조입니다.
2) 규모의 경제 부재:
대형 원전: 거대한 용량으로 고정비를 분산시켜 MW당 단가를 낮춥니다.
SMR: 동일한 고정 비용을 작은 용량에 분담시키므로, 단위 발전량당 비용이 대형 원전 대비 구조적으로 비싸질 수밖에 없습니다.
3) '학습 효과' 주장의 좌절:
SMR 지지자들은 대량 생산을 통한 '학습 효과'로 비용 절감을 확신했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선도 프로젝트인 뉴스케일 파워의 CFPP가 비용 문제로 2023년 11월 공식 취소되면서, 예상 전기 생산 단가가 $58/MWh에서 $90/MWh로 폭등하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이는 SMR이 대량 생산되기 전까지 구조적 열위를 해소하기 어렵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미래 과제: 기술적 꿈에서 경제적 현실화로
SMR은 초기 리스크를 줄이는 '기술 혁신' 측면에서는 가치가 있지만, 전력 생산의 핵심인 '경제적 효율성'에서는 대형 원전 대비 열위에 놓여 있습니다.
SMR이 현실적인 미래 에너지 대안이 되기 위해서는 단순한 모듈화 기술 개발을 넘어, 규모의 경제 부재를 상쇄할 수 있는 획기적인 운영 비용 절감 방안을 제시해야만 합니다. 무조건적인 '미래 기술' 추앙보다는 냉철한 경제적 타당성 검증이 우선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