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 교통 혁신,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프로젝트

서울시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서울의 대표적인 교통 정체 구간인 경부고속도로 한남~양재 구간이 지하화를 통한 대대적인 변화를 앞두고 있다.서울시는 교통 문제 해결을 위한 대규모 프로젝트인 경부고속도로 지하화를 추진하고 있다. 단순한 도로 공사가 아니라 도시 개발 패러다임을 바꿀 변화가 예상된다.

왜 한남~양재 구간이 대상인가?

서울에서 가장 심각한 교통 체증을 겪는 구간 중 하나는 경부고속도로 잠원IC부터 한남대교 남단까지의 상행 구간이다. 이곳은 평일 출퇴근 시간대(오전 88시)에 평균 시속이 9㎞에 불과해 서울 도시고속도로 중에서도 가장 혼잡한 구간으로 꼽힌다. 서울 도시고속도로 평균 시속(40~50㎞)과 비교하면 5분의 1 수준에 해당하며, 시민들에게는 '마의 구간'이라는 오명을 얻고 있다.

서울시는 이 구간의 교통 흐름을 개선하기 위해 처음에는 대심도(大深度道路: 지하 40m 이하의 깊이에 건설한 도로로 40 – 50m) 고속도로를 뚫고, 그 위에 중심도(中深度道路5 - 40m) 승용차 전용 도로를 추가하는 2중 구조 방식을 계획했다. 하지만 공사비와 안전성, 지상도로 접속 문제를 고려해 동·서측 일방통행 지하도로 방식으로 변경되었다. 
또한, 양재IC 부근에서 기존 지상도로와 신규 지하도로가 한데 모이는 접속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시는 동서측 각각의 지하도로를 일방향 2차선으로 설계했다. 도로 서측 하행선(아래 그림에서 2)의 구간)은 서초중앙로와 우면동을 가로지르고, 동측 상행선(아래 그림에서 3)의 구간)은 양재동과 강남대로를 통과하여 신사역 북측으로 연결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경부고속도로 진·출입구는 양재 나들목 북쪽에 새롭게 조성될 계획이다.
한편, 국토교통부가 별도로 추진 중인 대심도 고속도로는 서울 도심을 지나 한강을 건너 경기 고양까지 연결되는 구조로 계획(아래 그림에서 1)의 초록색 구간)되고 있다. 
서울시의 지하화 계획과 국토부의 대심도 고속도로 사업이 함께 추진됨에 따라, 서울 도심 내 상습 정체 구간의 개선은 물론, 수도권과 서울 간 교통 연결성 강화가 기대된다.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계획

속도 9km → 68km? 실질적인 효과 전망

서울시가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하도로가 완공되면 현재 시속 23.3km인 도로 평균 속도가 68.8km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국토부가 추진하는 대심도 고속도로는 한강을 건너 고양시까지 연결될 예정이어서 경기 남부에서 서울 도심을 거쳐 북부까지 이어지는 새로운 교통망이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 민자 사업으로 추진 중인 우면산터널~용산 지하도로 또한 강남고속터미널을 지나 경부고속도로의 지상 교통량을 줄이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도시 개발과 연계된 변화

경부고속도로 지하화는 단순한 교통 정비 사업이 아닌, 서울 도심 개발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 지상 도로를 생활도로화 한다면 공원, 커뮤니티 공간, 상업시설, 보행로 등을 조성할 수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 구간을 ‘서울 리니어 파크(가칭)’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스페인 마드리드의 ‘리오공원’을 모델로 삼고 있다. 도심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선형 공원은 서울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가능성이 있으며, 특히 서초2·4동, 반포1동 등 경부고속도로로 인해 동서가 단절된 지역의 연결 효과도 기대된다.

고속터미널·서초역 개발과 맞물린 변화

경부고속도로 지하화가 추진되면 서울고속버스터미널 복합개발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신세계그룹으로부터 터미널 부지 재개발 계획안을 접수 받았으며, 터미널 지하화와 상부 주상복합 건립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프로젝트는 사전협상제로 추진될 가능성이 높으며, 삼성동의 현대차의 GBC(글로벌 비즈니스 콤플렉스)처럼 일부 개발 이익이 공공에 기여하는 형태로 진행될 수 있다. 또한 경부고속도로와 맞물린 강남터미널 고가도로 철거 논의도 진행되고 있어 서초·반포 일대는 지하화, 복합개발, 공원화가 동시에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공사비가 최대 변수, 현실화 가능성은?

대형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진행되기 위해서는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다. 서울시는 경부올림픽 지하도로와 우면산터널~용산 사업비를 2조 원 이상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건설 원가, 자재비, 인건비 상승으로 인해 실제 사업비는 더욱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국토부가 검토 중인 대심도 고속도로 사업비는 별도로 반영되지 않은 상태이며, 결국 민자사업과 공공기여, 사전협상 개발이익, 국비 지원 등을 통해 자금 조달 전략이 필요하다. 전문가는 경제성이 충분히 확보되는 구간부터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서울을 바꾸는 거대한 실험,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경부고속도로 지하화는 단순한 도로 공사가 아니라 서울의 교통 시스템을 혁신하고, 도시 구조를 새롭게 디자인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성공적으로 추진된다면,

• 서울은 도심 속 공원이 있는 국제적인 도시로 변신할 가능성이 크다.
• 강남과 서초는 연결된 생활공간을 가진 고품격 주거지로 탈바꿈할 수 있다.
• 시민들은 보다 쾌적한 도심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다.

남은 과제는 예산과 안전, 절차를 넘어 실행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만약 모든 과정을 성공적으로 해결한다면, 서울 한복판에는 새로운 미래가 열릴지도 모른다. 주변의 부동산에 미칠 긍정적 파급효과가 엄청 클 것으로 예상한다.